카르다노, 발행사가 토큰 동결·회수하는 표준 메인넷 가동

카르다노 재단, 프로그래머블 토큰 표준 CIP-0113 메인넷 가동 발표
발행사가 KYC·제재 심사·동결·회수 규칙을 토큰에 넣고 원장이 매 거래 집행
하드포크 없이 적용…이 표준으로 낸 토큰에만 해당, 스위스 CMTA도 인정
카르다노(ADA) 블록체인에서 토큰을 낸 회사가 보유자 동의 없이 그 토큰을 묶거나 거둬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카르다노 재단은 7일(한국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 토큰2049에서 새 토큰 표준 CIP-0113이 카르다노 메인넷에서 가동됐다고 밝혔다. 재단은 여러 차례의 외부 보안 감사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대상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펀드, 채권처럼 규제를 받는 자산을 내는 발행사다. 발행사는 고객 신원 확인(KYC)과 자금세탁 방지(AML) 점검, 제재 명단 대조, 동결과 회수, 이전 제한 같은 규칙을 토큰 안에 직접 넣을 수 있다. 토큰이 옮겨지거나 새로 발행·소각될 때마다 카르다노 원장이 이 규칙을 확인한다.
규칙이 토큰을 따라다닌다
지금까지 카르다노의 기본 토큰은 한번 발행되면 주소 사이를 제약 없이 오갔다. 새 표준으로 낸 토큰은 거래 때마다 스크립트(스마트 계약)를 통과해야 주인이 바뀐다. 모든 토큰이 함께 쓰는 공용 계약에 보관되고, 누구 것인지는 지갑의 스테이킹 키로 가린다. 재단은 하드포크 없이 기존 기능만으로 만들었고, 발행사가 규칙 묶음(모듈)을 골라 쓰거나 직접 짠 뒤 규제가 바뀌면 고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으로 낸 토큰도 카르다노 기본 자산(네이티브 자산)이어서, 지갑과 탐색기가 다른 토큰과 똑같이 다룰 수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규제 당국은 토큰화 금융자산에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히 해 왔다. 규칙은 자산과 함께 움직여야 하고, 자산이 움직일 때마다 집행돼야 한다."
프레데릭 그레가드 카르다노 재단 최고경영자
지갑 이터늘(Eternl)과 게로월렛(GeroWallet), 탐색기 카르다노스캔(CardanoScan), 개발 도구 블록스빈(BloxBean)이 출시와 함께 지원에 나섰다. 스위스 자본시장기술협회(CMTA)는 같은 날 이 표준을 자체 토큰 규격(CMTAT)과 같은 수준으로 인정해, 스위스 원장 기반 주식 인증에 쓸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재단은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 기준 설정 기구가 규칙을 자산에 직접 심는 기능을 차세대 토큰화 시장의 핵심으로 꼽아 왔다고 짚었다.
보유자 서명 없이도 움직이는 '제3자 조치'
CIP-0113 문서를 보면 토큰마다 '제3자 조치' 계약을 둘 수 있다. 이 계약에 정해 둔 쪽은 보유자 허락 없이 회수, 강제 이전 같은 조치를 할 수 있다. 일부만 거둬 가거나, 거둬 간 뒤 바로 소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거둬 간 토큰은 공용 계약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막혀 있고, 누가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는 토큰마다 공개된 계약에 적힌다.
문서는 한계도 적었다. 여러 토큰이 한 묶음(UTXO)에 들어 있을 때 그중 하나가 동결되면 같은 묶음의 다른 토큰까지 함께 묶인다. 이를 풀기 위해 보유자가 동결된 토큰만 따로 떼어 내는 기능을 넣었는데, 발행사가 허용한 경우에만 쓸 수 있다. 대출 서비스에는 담보로 받기 전 그 토큰에 동결·회수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이 규칙은 표준에 맞춰 새로 등록한 토큰에만 걸린다. 카르다노의 기본 코인인 에이다나 기존에 발행된 일반 토큰이 동결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안서 올라온 지 3년 9개월
이 표준은 2023년 1월 카르다노 개선안 저장소에 제안서로 처음 올라왔다. 카르다노 재단은 2026년 3월 9일 시험망(Preview testnet)에서 누구나 써 볼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했고, 제안서는 9월 29일 공식 저장소에 병합됐다. 처음 설계에는 개발사 아나스타샤 랩스의 필 디사로 최고경영자가 참여했고, 재단 팀이 프로그래밍 언어 에이컨(Aiken)으로 구현을 다듬었다. 디사로 대표는 "재단 팀이 에이컨 구현에 엄밀함을 더했고, 우리 협업으로 표준이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재단은 앞으로 증권 발행용 모듈을 더 개발하고, 이 표준을 쓰려는 기관과 직접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에이다 가격도 내렸다. 7일 오후 5시 30분 업비트에서 에이다는 350원에 거래돼 전일 대비 3.3% 낮았고, 빗썸도 350원이었다. 바이낸스에서는 24시간 전보다 5.4% 내린 0.2582달러였다. 원화로 환산한 해외 가격보다 업비트 가격이 약 1.2% 높았다. 업비트 에이다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322억 원, 빗썸은 약 88억 원이었다.
선물시장에서는 같은 시각 바이낸스 에이다 무기한 선물의 펀딩비가 -0.0107%로, 숏(하락 베팅) 포지션이 롱 쪽에 비용을 내는 상태였다. 펀딩비는 선물 가격을 현물에 맞추려고 롱과 숏이 주기적으로 주고받는 수수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