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지갑 앱서 비트코인 담보 스테이블코인 대출 시작

레저, 7일 지갑 앱에 '크립토 론' 추가…cbBTC·wBTC 맡기고 USDC·USDT 대출
대출은 탈중앙 대출 프로토콜 모포가, 앱 연동은 Yield.xyz가 맡아
이자는 변동금리, 청산 위험 있고 나라별로 이용 가능 여부 달라
하드웨어 지갑 업체 레저(Ledger)가 7일 자사 지갑 앱 '레저 월렛'에 비트코인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는 기능을 넣었다. 레저는 이날 공식 블로그에 올린 10월 업데이트 안내에서 '크립토 론(Crypto Loan)'을 공개하고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도 일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담보로 맡길 수 있는 것은 비트코인을 다른 블록체인에서 쓸 수 있게 1대1로 묶은 토큰인 cbBTC와 wBTC이고, 빌릴 수 있는 것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와 USDT다.
돈은 모포가 빌려주고, 서명은 기기에서
대출 자체는 레저가 아니라 탈중앙 대출 프로토콜 모포(Morpho)에서 이뤄진다. 앱 안의 연동은 Yield.xyz가 맡았다. 레저는 담보가 다른 회사 장부가 아니라 블록체인 위 스마트 계약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앱에서 대출 전에 모의 계산을 해 볼 수 있고, 담보 대비 대출 비율(LTV)을 보면서 담보를 더 넣거나 갚거나 더 빌리거나 담보를 찾아갈 수 있다.
레저는 처음 승인부터 담보 예치, 상환, 인출까지 모든 거래 내용이 하드웨어 기기 화면에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뜬다고 밝혔다. 개인 키는 기기 안의 보안 칩을 떠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레저는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없이 레저 기기를 모포 앱에 바로 연결하는 기능도 내놨다. 이 연결로는 모포의 개별 대출 시장과 전문 운용사가 굴리는 예치 상품(볼트)에 이더리움과 주요 레이어2에서 예치·대출·인출을 할 수 있다. 레저는 레저 월렛에서 50개 서비스 업체와 100개 체인을 고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크립토 론은 나라별로 이용 가능 여부가 다르고, 이자는 대출 시장 이용률에 따라 바뀌며 청산 위험이 있다고 레저는 안내했다.
코인베이스가 먼저 연 길
모포를 통한 비트코인 담보 대출은 코인베이스가 먼저 해 왔다. 코인베이스는 2025년 1월 뉴욕주를 뺀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사 레이어2 베이스(Base)에서 비트코인 담보 USDC 대출을 시작했다. 당시 더블록 보도에 따르면 한도는 10만 달러였고, 담보는 빌린 돈의 133% 이상이어야 했다. 모포가 9월 22일 공식 블로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모포 기반 변동금리 대출은 대출 잔액이 14억 달러를 넘고 담보는 약 30억 달러다. 코인베이스는 같은 날 모포의 고정금리 시스템 '미드나이트'를 이용해 비트코인 담보 USDC 고정금리 대출도 시작했다. 레저 블로그 공지가 올라온 7일 기준 레저 상품은 변동금리만 안내돼 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모포 공동창업자 폴 프랑보는 레저의 예치 상품에 들어온 스테이블코인이 대출 재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력한 유동성 플라이휠"이라고 표현했다.
모포 공개 데이터를 보면 7일 오후 8시 30분께 베이스 체인의 cbBTC 담보·USDC 대출 시장은 대출 잔액 약 15억3천만 달러, 담보 약 32억6천만 달러였고 빌리는 쪽 연이율은 4.95%였다. 이더리움 체인의 같은 시장은 대출 잔액 약 3억 달러에 연 4.77%, wBTC 담보·USDC 대출 시장은 약 1억1,600만 달러에 연 4.82%였다. 이들 시장은 대출액이 담보 가치의 86%에 이르면 청산되도록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담보 가치의 절반을 빌린 경우 담보 가격이 약 42% 내리면 이 선에 닿는다. 비트코인 원본을 그대로 맡기는 방식이 아니어서, 거래소나 지갑에 있는 비트코인을 쓰려면 먼저 cbBTC나 wBTC 형태로 바꿔야 한다.
업비트 비트코인 1억1,372만원
담보로 쓰는 cbBTC와 wBTC는 업비트 원화마켓에 상장돼 있지 않다. 모포 거버넌스 토큰 MORPHO는 업비트와 빗썸 원화마켓에서 거래된다. 7일 오후 8시 30분께 업비트에서 MORPHO는 3,413원으로 전날보다 6.6% 내렸다.
같은 시각 업비트 비트코인은 1억1,372만1천원, 빗썸은 1억1,384만원이었다. 바이낸스에서는 8만3,667달러로 하루 새 약 3% 하락했고, 원화로 환산한 바이낸스 가격보다 업비트 가격이 약 1.5% 높았다(김치 프리미엄). 이날 비트코인은 8만4천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