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규정 확정…16일 시행

태국 SEC, 크립토 ETF 고시 11건 확정…10월 16일 시행
대상은 우선 비트코인·이더리움, 태국증권거래소(SET)에만 상장
ETF 매수용 신용거래 금지, 해외 크립토 ETF 연계 상품도 당분간 불허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직접 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고 운용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SEC는 8일 관련 고시 11건을 발표하고 1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태국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가격을 따라가는 ETF를 만들어 태국증권거래소(SET)에 상장할 수 있게 된다.
고시 11건은 자본시장감독위원회 고시 5건과 SEC 사무국 고시 6건으로 이뤄졌다. 펀드 설정·투자 규정, 외화 표시 상품 중개 서비스, 업무 위탁, 신용거래 대출 규정을 고쳤고, 크립토 ETF가 투자할 수 있는 코인 목록을 담은 고시를 따로 냈다. 펀드 투자설명서 양식과 펀드 감독자의 자격·등록 규정도 바뀌었다.
담을 수 있는 코인은 우선 두 개
크립토 ETF는 일반 ETF 규정과 펀드의 디지털자산 투자 규정을 함께 따라야 한다. 운용 방식은 특정 코인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형으로 정해졌고, 회계연도 평균으로 순자산의 80% 이상을 한 코인에 담아야 한다. 어떤 코인을 담을 수 있는지는 SEC가 유동성, 시장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정도, 네트워크 보안, 투자자 보호를 따져 정한다. 첫 단계 대상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펀드가 가진 코인은 SEC 규제를 받는 디지털자산 수탁사에만 맡길 수 있다. 운용사가 코인 운용을 외부에 맡길 때도 인가받은 디지털자산 펀드매니저에게만 맡길 수 있다. 디지털자산 수탁사 등 요건을 갖춘 사업자는 크립토 ETF에 한해 펀드 감독자(수탁 감독 업무)로 등록할 수 있다. SEC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앞으로 요건을 갖춘 해외 수탁사 이용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빚내서 사는 길은 막았다
증권사는 크립토 ETF를 사려는 고객에게 신용거래 대출을 내줄 수 없다. SEC는 태국 코인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기 위한 대출이 허용되지 않는 것과 같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는 거래 전에 상품의 특성과 위험을 안내받고 이해했다는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증권사는 디지털자산에 몰아서 투자하지 말고 각자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안에서 결정하도록 강조해야 한다.
해외 상품과의 관계도 새로 정했다. 그동안 태국의 공모·사모펀드는 해외 크립토 ETF에만 투자할 수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태국에 설정된 크립토 ETF에도 기존 투자 한도 안에서 투자할 수 있다. 반면 첫 단계에서는 해외 크립토 ETF를 기초로 한 예탁증서(DR) 같은 대체 상품의 발행·판매를 허용하지 않는다. 증권사가 기관투자자나 초고액자산가가 아닌 고객의 해외 크립토 ETF 투자를 중개하는 것도 막는다. SEC는 자국 크립토 ETF 시장과 태국 사업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원칙 발표부터 시행까지 열 달
- SEC 이사회, 크립토 ETF 규정 마련 결의
- 자본시장감독위원회, 같은 내용 결의
- 기본 원칙 의견 수렴 시작 (4~5월)
- 고시 초안 공개, 의견 수렴 (8~9월)
- 고시 11건 확정 발표
- 시행
SEC는 4월 원칙을 내놓으면서 미국·캐나다·호주·홍콩 등이 이미 크립토 ETF 규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두 차례 의견 수렴에서 응답자 대부분이 찬성했고, 수탁 방식에 대한 의견을 반영해 8월 초안에서는 해외 수탁사를 쓸 수 있는 여지를 넣었다. 8월 초안에는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는 공모·사모펀드가 쓰는 해외 수탁사의 자격 요건을 고치는 원칙도 함께 실렸다. 4월 원칙과 8월 초안은 SEC 규제 수탁사를 '주로' 쓰도록 했지만, 확정 고시는 SEC 규제 수탁사'만' 쓰도록 하고 해외 수탁사는 앞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단서로 남겼다.
태국 주요 코인 거래소 비트쿱을 운영하는 비트쿱 그룹의 아타크릿 침플라피분 공동창업자는 태국 경제지 머니앤뱅킹 인터뷰에서 이번 규정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고 투자자층을 넓히며 업계 수준과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성과는 사업자들의 준비와 투자자 반응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프 2.4%, 국내 시세는
9일 낮 12시 30분 기준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비트코인은 1억1,298만8천원, 이더리움은 341만9천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바이낸스에서는 비트코인 8만2,187달러, 이더리움 2,487달러였다. 바이낸스 24시간 변동률은 비트코인 -1.0%, 이더리움 -3.3%다.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김프)은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약 2.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