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NICE·DSRV, 일본 관광객 스테이블코인 QR결제 검증

SBI디지트러스트·NICE정보통신·DSRV, 9월 30일 서울서 업무협약 체결
일본 이용자가 NICE 가맹점에서 QR로 결제하는 경로를 12월 말까지 검증
쓸 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출시 시점은 공개 안 해…상용화는 결과 보고 판단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 가게에서 QR코드로 결제하면 그 대금이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가치에 맞춰 움직이는 코인)을 타고 국내 가맹점까지 건너가는 구조를 한일 세 회사가 함께 시험한다. 일본 SBI그룹의 블록체인 인프라 회사 SBI디지트러스트는 1일 국내 결제대행사 NICE정보통신,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와 한일 스테이블코인 송금·결제 공동 검증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협약식은 9월 30일 서울 여의도 NICE정보통신 본사에서 열렸고, 검증은 12월 말까지 이어진다.
일본에서 낸 돈이 한국 가게에 닿기까지
검증의 무대는 NICE정보통신과 계약한 국내 가맹점이다. 일본 이용자가 이곳에서 QR코드로 결제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돈이 일본 이용자에게서 한국 가맹점까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 송금과 결제 지시는 어떻게 내리는지, 각 회사 시스템을 어떻게 잇는지를 구체적으로 짠다. SBI디지트러스트는 예상 거래 규모와 드는 비용을 놓고 사업성도 따져, 나중에 상용화를 판단할 때 필요한 쟁점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NICE정보통신이 꼽은 검증 항목은 네 가지다. 한일 송금·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쓸 수 있는지, 기존 금융·결제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어떻게 연결할지, 일본 이용자와 국내 가맹점 사이 결제·정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규제와 제도를 고려할 때 사업이 되는지다. 회사는 전국 120만여 개 가맹점을 지원한다고 소개했지만, 이 가운데 몇 곳이 검증에 참여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세 회사가 나눠 맡은 일
- SBI디지트러스트: 일본 규제·결제·디지털자산 지식을 바탕으로 SBI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송금·결제 구조를 설계
- NICE정보통신: 실제 가맹점 결제를 전제로 운영 방식과 기존 결제 시스템 연결 가능성, 사업성 검토
- DSRV: 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 요건과 시스템 구성, 기존 시스템과의 연결 방식 검토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실효성을 얻으려면 사용자와 가맹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결제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강세현 NICE정보통신 스테이블코인 TFT 상무
NICE정보통신은 이번 협약에 앞서 국내 유통·핀테크 업체와 함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온체인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증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SBI그룹은 같은 날 일본 코인 거래소 비트뱅크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절차를 마쳤다고도 공시했다.
앞선 두 건은 금융기관, 이번엔 결제사가 참여
SBI그룹은 8월과 9월에도 한일 스테이블코인 관련 계획과 시험을 내놨다. 8월 7일에는 계열사 SBI디지털프랙티스가 국내 기업 노드인프라와 업무협약을 맺기로 하고 금융기관용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 위에 한일 결제망을 함께 만드는 '무스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금 한일 결제가 중간에 달러를 거쳐 차례로 정산된다고 지적하며, 엔화·원화 시험용 토큰을 동시에 맞바꾸는 방식부터 시험하고 두 나라 제도가 허용하면 규제받는 스테이블코인을 쓰겠다고 했다.
9월 17일에는 SBI디지털프랙티스와 교보생명이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본뜬 시험용 토큰을 일본에서 보내 한국에서 받는 과정까지 캔톤 네트워크 시험 환경에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교보생명은 SBI홀딩스의 지분법 적용 관계사다. 두 건이 금융기관 사이 돈의 이동을 다룬 데 비해 이번 검증에는 국내에서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NICE정보통신이 참여한다. SBI디지트러스트는 이 덕분에 실제 매장에서 쓰는 상황을 전제로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코인을 쓸지는 아직 안 밝혔다
SBI디지트러스트와 NICE정보통신이 낸 발표문 어디에도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쓸지, 어느 블록체인과 지갑을 쓰는지, 서비스를 언제 내놓을지는 없다. 12월 말은 검증을 마치는 시점이고 출시일이 아니다. 세 회사는 검증 결과를 상용화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쓰겠다고만 했다.
두 나라 규칙도 다르다. 일본은 2023년 6월부터 법정화폐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분류해, 이를 중개하려면 자금결제법 등에 따라 금융청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SBI디지트러스트는 발표문에서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지금 검증할 수 있는 범위만 다루고 제도 부분은 정책 변화를 보면서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원화로 거래되고 있다. 4일 밤 10시 30분께 업비트에서 테더(USDT)는 1,356원, USD코인(USDC)은 1,358원이었고 빗썸 테더는 1,358원이었다. 코인용이 집계한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 약 1,348.6원보다 0.5~0.7%가량 높은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