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운용사 코인 '직접 보관' 허용 추진…주 신탁회사도 수탁

SEC, 1일 투자자문사·펀드 코인 수탁 규칙안 발표…의견 수렴 60일
맡길 수탁기관 없으면 자문사가 직접 보관…2인 승인·고객별 주소 등 조건
주 인가 신탁회사도 코인 수탁기관으로 인정…2025년 직원 의견서를 규칙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투자자문사와 펀드가 고객의 코인을 직접 보관할 수 있게 하는 규칙안을 내놨다. SEC는 1일(현지시간) 투자자문업법과 투자회사법(둘 다 1940년 제정)에 따른 수탁 규칙을 고치는 안을 발표했다. 맡길 수 있는 수탁기관이 없을 때는 자문사가 조건을 갖춰 고객 코인을 스스로 보관하게 하고, 주(州) 정부 인가를 받은 신탁회사도 코인 수탁기관으로 인정하는 것이 뼈대다.
지금 규칙은 자문사가 고객 자산을 은행·증권사 같은 '허용된 수탁기관'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SEC는 팩트시트에서 "기존 자산과 달리 일부 코인은 현재 규칙상 허용된 수탁기관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새로 나온 코인은 아직 수탁 서비스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맡길 곳이 없을 때만 직접 들고 있게
SEC는 직접 보관에 여러 조건을 붙였다. 자문사는 고객 코인을 직접 보관하기 전에, 그리고 이후 분기마다 허용된 수탁기관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팩트시트에 적힌 주요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코인마다 보관 전문성을 갖췄다는 근거를 문서로 남기고, 개인키 관리와 '최소 두 사람이 함께 승인해야 거래가 나가는' 구조를 갖출 것
- 고객마다 그 고객 코인만 담는 별도 주소에 보관할 것
- 보관을 시작한 지 6개월 안에, 이후 매년 독립 회계법인의 내부통제 보고서를 받을 것
- 고객에게 최소 분기마다 계좌 내역을 보내고, 보관 코인을 주(州) 법상 '금융자산'으로 다룬다고 서면으로 합의할 것
공모펀드처럼 규제받는 펀드는 운용사(자문사)를 통해 같은 방식으로 직접 보관할 수 있다. 다만 펀드 이사회가 '맡길 수탁기관이 없다'는 자문사 보고서를 처음과 분기마다 검토하고, 매년 그 코인이 합리적인 주의 아래 보관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주 신탁회사, 은행처럼 인정받는다
주 정부 인가 신탁회사를 수탁기관으로 쓰는 길도 규칙에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이런 회사가 규칙상 '은행'에 해당하는지를 주법·연방법을 따져 하나하나 판단해야 했다. SEC 투자운용국 직원들은 2025년 9월 30일 법무법인 심슨대처앤바틀렛 요청에 답한 '조치 불요 의견서(no-action letter)'로 신탁회사를 은행처럼 취급해도 제재를 권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안은 이를 위원회 규칙으로 올리는 것이다.
조건은 네 가지 확인과 한 가지 분리다. 자문사나 펀드는 거래를 시작하기 전과 매년 신탁회사가 주 은행 감독당국에서 코인 수탁 인가를 받았는지, 코인을 지킬 내부 규정을 갖췄는지 확인하고, 최근 감사받은 재무제표와 내부통제 보고서를 받아 검토해야 한다. 고객 코인은 신탁회사 자기 재산과 분리해 둬야 한다.
2023년에 접은 수탁 규칙, 다시 손본다
SEC는 2023년 2월 수탁 규칙을 넓혀 고쳐 쓰는 '세이프가딩(자산 보호)' 규칙안을 냈지만 채택하지 않았고, 2025년 6월 12일 공식 철회했다. 이번 안에는 코인 수탁 외에도 감사 회계법인의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 등록 요건 삭제, 블록체인에 남긴 기록을 일정 조건에서 법정 보관 기록으로 인정하는 내용, 자문사·펀드 신고서(Form ADV·N-CEN)에 코인 보관과 토큰화 펀드 지분을 묻는 항목을 더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2008년 비트코인 등장 이후 코인 시장은 틈새 호기심거리에서 수조 달러 규모 자산군으로 커졌다. 안타깝게도 우리 규칙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따로 낸 성명에서 이번 안의 '자기 보관'은 투자자가 중개인 없이 직접 들고 있는 것과 다르다며 "'선반(shelf) 보관'이라는 말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규제당국은 투자자의 자기 보관 권리를 적극 보호해야 하며, 자산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의견 수렴 기간은 규칙안이 연방관보에 실린 날부터 60일이다.
2일 오전 10시 31분 업비트 원화마켓에서 비트코인은 1억1,533만9천 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바이낸스 가격은 8만4,592달러로, 김치 프리미엄(김프)은 업비트 기준 약 0.2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