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 제재 회피 의혹 크립토머스 등 코인 업체 제재

영국, 8일 러시아 제재 38건 발표…가상자산 거래소 3곳·결제 플랫폼 2곳 포함
크립토머스·헬레켓 운영사 젤톡스, 키르기스스탄 토큰스폿 등 자산 동결
영국 금융회사 결제 처리 금지에 앱 장터·SNS 접근 차단 의무까지
영국 정부가 러시아의 금융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가상자산 업체들을 무더기로 제재했다. 영국 외교부(FCDO)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 관련 제재 38건을 새로 발표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3곳과 결제 플랫폼 2곳, 이와 연관된 개인 1명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갱신된 영국 제재 명단에는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크립토머스(Cryptomus)의 운영사가 이름을 올렸다.
크립토머스 운영사와 키르기스스탄 업체들
제재 명단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에 주소를 둔 젤톡스 엔터프라이즈(Xeltox Enterprises)가 대상에 올랐다. 영국 정부는 이 회사가 크립토머스를 소유하고 헬레켓(Heleket)을 통해 사업을 이어 가며 러시아 정부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사업을 했다고 의심할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적었다. 서티 페이먼츠(Certa Payments)도 같은 회사의 다른 이름으로 함께 기재됐다.
나머지는 모두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있는 업체다.
- 토큰스폿(TokenSpot): 러시아 금융 서비스 부문 사업 혐의
- 쓰나미 페이먼츠(Tsunami Payments): 같은 혐의, 토큰스폿과 같은 건물에 사무실
- 프로세싱 KG(Processing KG): 키르기스스탄 재무부가 모회사로 기재, 이사 울란 부카바예프도 개인 제재
영국 외교부는 이 가운데 두 곳이 러시아 정부가 뒤를 봐주는 불법 금융망 A7과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A7은 영국이 러시아 금융 부문 제재를 피하는 통로로 보는 곳으로, 지난해 900억 달러 넘게 옮겼다고 스스로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이 금액이 러시아 연간 군사비의 절반쯤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은행은 돈을 보내지도 받지도 못한다
업체들에는 자산 동결과 신탁 서비스 제공 금지, 이사 자격 박탈 제재가 걸렸다. 영국 금융회사는 이들과 환거래 관계를 맺거나 이어 갈 수 없고, 이들에게 가거나 이들에게서 오거나 이들을 거치는 결제도 처리할 수 없다. 인터넷 서비스 제재도 붙어 SNS·인터넷 접속 서비스·앱 장터는 영국 이용자가 이들의 사이트와 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합리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부카바예프에게는 자산 동결과 함께 영국 입국 금지가 내려졌다.
이번 발표에는 러시아 석유회사 자루베즈네프트와 INK캐피털, 이른바 그림자 선단 유조선 12척도 들어갔다. 영국 외교부는 "러시아가 이 전쟁에 쓸 돈이나 장비를 대도록 돕는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선 1년 전 사상 최대 과징금
크립토머스 운영사는 이미 캐나다 금융당국과도 부딪혔다. 캐나다 금융정보분석원(FINTRAC)은 지난해 10월 22일 젤톡스에 1억7,696만 캐나다달러의 행정 제재금을 물렸다고 발표했다. FINTRAC가 매긴 제재금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FINTRAC에 따르면 젤톡스는 옛 이름이 서티 페이먼츠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법인으로, 2024년 7월 한 달에만 의심 거래 보고를 1,068차례 빠뜨렸다. FINTRAC는 이 거래들에 아동 성착취물 유통, 사기, 랜섬웨어 대금, 제재 회피로 얻은 돈의 세탁 의심이 걸려 있었다고 밝혔다. 1만 캐나다달러 이상 가상자산 수령 보고도 1,518차례 누락했다.
그란텍스에서 HTX까지, 넓어지는 명단
영국의 러시아 관련 가상자산 제재는 몇 년에 걸쳐 범위가 넓어졌다. 제재 명단에 적힌 지정일을 보면 다음과 같다.
- 가상자산 거래소 그란텍스 유럽(Garantex Europe)
- 불법 금융망 A7
- 거래소 그린엑스(Grinex) 등 루블 기반 토큰 A7A5 관련 업체
- HTX(옛 후오비)·엑스모(EXMO) 등 거래소
- A7 에이전트
- 젤톡스(크립토머스)·토큰스폿 등
영국 정부는 지난해 8월 그린엑스 제재 때 A7A5를 서방 제재를 피하려고 만든 토큰이라고 규정하고 전용 거래소에서 넉 달 동안 93억 달러가 오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