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아일랜드, 고객 돈 보관 위반…325만 유로 과징금

아일랜드 중앙은행, 코인베이스 아일랜드에 과징금 325만2,618유로·견책
고객 돈 보호 계좌 2022년 7월~2024년 10월 부족, 하루 최대 520만 유로
실버게이트 붕괴 때 기관 고객 30곳 달러가 미국 본사 계좌에 약 19개월
코인베이스의 아일랜드 전자화폐 법인이 고객 돈을 따로 떼어 지키는 의무를 4년 9개월 동안 어겨 아일랜드 중앙은행으로부터 325만2,618유로(약 360만 달러)의 과징금과 견책 처분을 받았다. 중앙은행은 22일 이를 발표했고, 함께 공개한 합의 문서에서 고객 돈을 보관하는 전용 계좌가 2년 넘게 모자랐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유럽 법인이 자금세탁 감시 소홀로 2,146만 유로를 물은 지 1년 만의 두 번째 제재다.
고객 돈 계좌, 2년 넘게 모자랐다
제재 대상은 코인베이스 아일랜드(Coinbase Ireland Limited)다. 이 회사는 유럽 고객이 낸 유로·파운드·달러를 받아 전자화폐를 발행하고, 고객은 이 전자화폐로 코인베이스 플랫폼에서 코인을 산다. 아일랜드 전자화폐 규정은 이렇게 받은 고객 돈을 회사 돈이나 다른 사람 돈과 섞지 말고, 다음 영업일까지 은행의 별도 보호 계좌에 넣어 두도록 한다. 회사가 망해도 고객 돈은 돌려줄 수 있게 하려는 장치다.
중앙은행이 공개한 합의 문서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아일랜드는 2022년 7월 보호 계좌에 넣을 금액을 계산하는 데이터 표를 바꿨다. 이 변경 탓에 계산 보고서가 일부 거래를 빠뜨렸고, 보호 계좌는 2022년 7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계속 모자랐다. 2023년 1월 1일부터 2024년 6월 27일까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부족했다. 하루 최대 부족액은 2023년 340만 유로, 2024년 520만 유로였고, 보관해야 할 돈은 평균 2023년 3억2,300만 유로, 2024년 4억7,000만 유로였다. 중앙은행은 그 사이 회사가 파산했다면 보호 계좌의 돈으로 고객 몫을 다 채울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버게이트가 무너지던 달, 30곳의 달러가 엉뚱한 계좌로
고객 돈이 다른 법인 돈과 섞인 일도 있었다. 2023년 3월 미국 실버게이트은행이 무너지기 직전인 3월 2일, 코인베이스 아일랜드는 기관 고객 30곳에 달러를 실버게이트 대신 시그니처은행에 입금하라고 안내했다. 그런데 그 계좌는 아일랜드 법인이 아니라 미국 본사 코인베이스 Inc. 명의였다. 시그니처은행마저 12일 문을 닫자 입금처는 크로스리버은행의 역시 미국 본사 명의 계좌로 바뀌었다.
- 브렉시트로 영국 법인 고객 630만여 명이 아일랜드 법인으로 옮겨옴. 일부는 계속 영국 법인 계좌에 입금
- 보호 계좌 계산용 데이터 표 변경, 부족 시작
- 기관 고객 30곳 입금처를 미국 본사 명의 계좌로 안내
- 회사가 일부 문제를 중앙은행에 보고, 19일 다른 법인 고객 유로 출금을 아일랜드 보호 계좌에서 내주던 관행 중단
- 계산 오류 근본 수정, 아일랜드 법인 명의 결제 계좌 개설
- 영국 법인 계좌에 계속 입금하던 33명까지 입금 차단
- 중앙은행과 합의, 22일 발표
기관 고객 돈이 본사 돈과 섞인 기간은 약 19개월이다. 회사는 고객별 장부에 기록했고 미국 예금보험 보호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중앙은행은 고객 돈이 아일랜드 법인 명의 분리 계좌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브렉시트 때 영국에서 넘어온 고객 일부가 옛 영국 법인 계좌로 돈을 넣은 문제는 2020년 1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5년 가까이 이어졌다.
본사에 맡겨 놓고 현지엔 감독할 전문가가 없었다
중앙은행은 외주 관리 실패가 고객 돈 보호 통제를 크게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코인베이스 아일랜드가 아일랜드·유럽 규정을 지키는 데 필요한 절차와 통제를 미국 본사에 지나치게 맡겼고, 고객 돈 보호라는 핵심 업무를 감독할 전문성과 역량을 현지에 충분히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2022년 7월과 2023년 3월 두 차례 개선 계획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기본 과징금 442만5,330유로에 5%를 더했다. 이렇게 나온 464만6,597유로에서 합의에 따른 30% 감경을 거쳐 최종 금액이 정해졌다. 이번 처분은 아일랜드 고등법원의 확인을 받아야 효력이 생긴다.
"우리는 고객 자금 보호 체계의 약점을 용납하지 않는다."
캐런 오리어리 아일랜드 중앙은행 제재국장
더블록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문제를 모두 해결했고 돈을 잃거나 자금을 쓰지 못한 고객은 없었다고 밝혔다. 2024년 1월 일부 문제를 스스로 보고했고 보호 통제를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건은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164번째 제재로, 누적 과징금은 4억3,200만 유로를 넘었다. 코인베이스는 유럽연합 가상자산법(MiCA) 시행에 맞춰 코인 거래 사업을 룩셈부르크 법인으로 옮겼으며, 중앙은행은 코인베이스 그룹이 아일랜드에서 가상자산 사업자(CASP)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 원화 예치금은 은행이 맡는다
국내 거래소에도 비슷한 의무가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제6조는 거래소가 이용자 예치금을 회사 재산과 분리해 은행 등 관리기관에 맡기고, 그 돈이 이용자 재산임을 밝히도록 한다. 거래소가 신고 말소·파산 등에 처하면 은행은 이용자 청구에 따라 예치금을 우선 돌려줘야 한다. 같은 법 제7조는 이용자 코인도 회사 코인과 분리하고, 맡은 것과 같은 종류·수량을 실제로 갖고 있도록 정한다. 코인베이스는 국내에서 원화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