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해외 지급 대금 USDC로 충전…시범 1년 만에 상용화

비자 다이렉트, 해외 지급 대금을 USDC로 미리 채우는 기능 상용 운영 시작
첫 제공사는 이뇨 글로벌…연결 한 번으로 180여 개국 지급, 자격·지역 제한
2025년 9월 시범 발표 뒤 약 1년 만…로이드는 9월 30일 시범 결과 발표
비자(Visa)가 해외 송금·지급 서비스 '비자 다이렉트(Visa Direct)'에서 스테이블코인 USDC로 지급 대금을 미리 채우는 기능을 시범 단계에서 실제 상용 운영으로 넘겼다. 비자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낸 보도자료에서 이 기능을 처음 상용으로 제공하는 곳은 송금 인프라 기업 이뇨 글로벌(Inyo Global)이라고 밝혔다.
정해진 시간에만 채우던 송금 대금
송금업체나 핀테크가 비자 다이렉트로 해외에 돈을 보내려면, 지급할 돈을 먼저 비자 쪽 계정에 넣어 둬야 한다. 이를 사전 충전(프리펀딩)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정해진 기존 충전 시간(funding window)에만 채울 수 있어, 업체들은 많은 법정화폐를 미리 쌓아 둬야 했다.
비자는 이제 자격을 갖춘 기업이 이뇨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USDC로 이 대금을 거의 실시간으로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 가능 여부는 기업 자격과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뇨 글로벌 공동창업자 로브슨 단타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CPTO)는 기존에 쓰던 이뇨 API 그대로 대금을 채우는 방식이고 "24시간 내내"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바뀌는 것은 송금업체가 비자에 대금을 채우는 방식이다.
"스테이블코인의 다음 장은 실제 사용(adoption)이다."
비라 플라토노바 비자 다이렉트 글로벌 총괄
주말에도 한 시간, 로이드가 먼저 해봤다
상용화 약 2주 전인 9월 30일, 영국 로이드뱅킹그룹은 비자와 7일간 진행한 실제 결제 시범 결과를 발표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로이드는 이 기간 비자에 갚을 75만 달러를 USDC로 결제했다. 영국 규제 디지털자산 거래소 아크액스(Archax)에서 USDC를 사 저지(Jersey) 지점을 거쳐 미국의 비자로 보냈고, 돈은 주말을 끼고도 한 시간 안에 비자에 닿았다.
로이드는 은행 영업시간 밖에 시작한 해외 결제는 기존 방식으로 하루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범은 두 기관 사이 결제였고 고객 송금은 아니었다. 더블록은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규모가 9월 연간 환산 200억 달러를 넘었다고도 전했다.
시보스 발표 뒤 1년, 제로해시를 거쳐 이뇨로
비자가 스테이블코인 사전 충전 시범을 처음 내놓은 것은 2025년 9월 30일 국제 금융 행사 시보스(SIBOS)에서였다. 당시 비자는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넣으면 이를 "은행에 있는 돈"처럼 지급에 쓸 수 있게 해, 큰 금액의 법정화폐를 미리 쌓아 두지 않아도 되고 돈을 며칠이 아니라 몇 분 만에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2026년 4월까지 제한적 제공이었다. 크리스 뉴커크 비자 상업·자금이동 솔루션 사장은 해외 결제가 "너무 오랫동안 낡은 시스템에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더블록은 이 시범이 USDC와 유로 스테이블코인 EURC로 시작됐다고 전했다.
올해 8월 5일에는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제로해시와의 협력이 발표됐다. 더블록은 비자 다이렉트 자격 기업이 대금 충전뿐 아니라 수취인에게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로 지급하는 기능도 쓰게 된다고 보도했다. 비자 다이렉트가 닿는 카드·은행 계좌·전자지갑은 180억 개가 넘고, 지역은 195개 이상 국가·지역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번 상용화의 첫 창구인 이뇨 글로벌은 송금업체·핀테크·은행·결제 회사를 상대로 결제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뇨는 기업이 자사와 한 번 연결하면 이용자 가입 심사, 부정거래·규제 대응, 결제 수납, 국내외 지급을 처리할 수 있고 비자 다이렉트를 거쳐 180여 개국으로 돈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는 다른 제공사나 예상 거래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플라토노바 총괄은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핀테크 행사 머니20/20 USA에서 관련 발표에 나선다.
이번 기능은 비자와 계약한 기업용 서비스로, 개인이 비자 카드로 USDC를 쓰는 기능은 아니다. 미국 서클(Circle)이 발행하는 USDC는 17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업비트에서 1,349원에 거래됐다. 업비트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11억2천만 원으로 테더(USDT, 약 535억5천만 원)의 2% 수준이었고, 빗썸은 약 5억3천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