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금융권용 'World ID' 출시…줌 '사람 배지' 정식 서비스

월드, 머니20/20에서 은행·금융사용 'World ID for banking and finance' 공개
베인캐피털·판테라·반에크 펀즈 등 5곳이 초기 설계 파트너, 요금·도입 은행은 미공개
줌 회의 '사람 배지' 기능, 4월 제한 시험 운영 뒤 줌 마켓플레이스에 정식 출시
월드(World, 옛 월드코인)가 은행과 금융회사를 겨냥한 신원 증명 묶음 상품을 내놨다. 월드 공동창업자 알렉스 블라니아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금융 기술 행사 머니20/20 무대에서 'World ID for banking and finance'를 공개했고, 월드는 같은 날 공식 블로그에서 이 기술을 지금부터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더블록은 월드가 특정 업종을 겨냥해 상품을 묶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초기 설계 파트너는 베인캐피털, 오픈익스체인지, 아웃테이크, 판테라캐피털, 반에크 펀즈 5곳이다. 묶음에는 World ID 앱, 인공지능(AI) 에이전트용 World ID(에이전트키트), 줌용 World ID 세 가지가 들어갔다. 월드는 사람 증명(Proof of Human)을 가진 사람이 1,8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은행 송금 승인에 '사람 증명'을 붙인다
World ID 앱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150개 넘는 나라에 배포됐고, 세 가지 증명을 담는다. 홍채를 찍는 기기 '오브'를 한 번 방문해 실제 고유한 사람임을 확인받는 사람 증명, 휴대폰으로 지금 그 자리에 있는지를 빠르게 확인하는 현장 증명(Proof of Presence), 정부 발급 신분증에서 국적이나 나이처럼 요청받은 정보만 꺼내 보여 주는 속성 증명(Proof of Attributes)이다. 월드는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오브가 설치돼 있다고 소개했다.
월드가 제시한 쓰임새는 고객이 지점을 찾을 때, 큰돈을 보낼 때, 새 계좌를 열 때다. 미국 계좌 간 이체(ACH)와 전신 송금을 승인할 때 본인이 직접 승인했는지를 묶어 확인하고, 계좌를 되찾는 절차에도 같은 확인을 걸어 계정 탈취를 막는 방식이다. 월드는 금융사가 신분증 사본 같은 개인정보를 따로 모아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아직 시험판인 에이전트키트로는 사람이 자기 증명을 AI 에이전트에 맡겨, 에이전트가 실제 사람을 대신해 거래한다는 사실을 개인정보 없이 보여 줄 수 있다.
줌 화면 속 얼굴, 사진 세 장으로 맞춰 본다
함께 발표된 줌용 World ID는 4월 17일 줌·도큐사인 연동 계획을 밝힌 뒤 반에크 펀즈 등 일부 고객과 제한적으로 시험 운영하던 기능으로, 이번에 줌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전 세계 줌 기업 고객에게 정식으로 열렸다. 오브에서 사람 증명을 받을 때 서명된 사진, World ID 앱에서 찍은 셀카, 회의 중 영상의 한 장면이 모두 일치해야 참가자 화면에 '사람 배지(Human Badge)'가 뜬다. 영상만 분석하고 음성이나 회의록은 보지 않으며, 줌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받지 않는다고 월드는 설명했다.
회의 주최자는 배지가 유지되는 시간을 정할 수 있고, 입장 전 대기실에서 확인을 요구하는 기능도 곧 추가된다. 월드 개발사 툴스포휴머니티(TFH)는 줌의 외부 개발사 프로그램(ISV Exchange)에 합류해, 줌 기업 고객이 사무실에 오브를 들여놓을 수 있게 했다.
월드는 발표문에서 딥페이크 피해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2024년 초 엔지니어링 회사 아럽의 한 직원은 다른 참석자가 모두 딥페이크였던 화상회의 뒤 약 2,560만 달러를 송금했다. 월드는 미국의 AI 활용 사기 피해가 2023년 약 123억 달러에서 2027년 4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딜로이트 전망과, 사이버보안 책임자 62%가 소속 조직이 지난 1년 사이 딥페이크 공격을 받았다고 답한 가트너의 2025년 조사도 함께 인용했다.
요금도, 도입한 은행 이름도 아직 없다
발표문에는 이용 요금이나 실제로 도입을 마친 은행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설계 파트너 5곳에도 상업은행은 들어 있지 않다. 월드는 도입을 원하는 기관에 툴스포휴머니티 솔루션 담당 메일로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월드는 9월 17일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WLD 예치 기능을 담은 금융 앱 월드 머니를 150여 개국에서 순차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WLD는 업비트와 빗썸 원화마켓에 상장돼 있다. 19일 낮 12시 30분 기준 업비트에서 663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0.6% 올랐고, 빗썸도 663원이었다. 같은 시각 바이낸스에서는 0.4928달러로 24시간 전보다 0.5% 낮았다. 바이낸스 기준으로 WLD는 19일 새벽 0.4565달러까지 밀렸다가 0.49달러대로 돌아왔다.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정도를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은 약 0.9%였다. 업비트 기준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10월 21일의 1,438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