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북한 IT 인력망 10명·1곳 제재…코인 주소 8개 명단에

OFAC, 28일 북한 IT 인력 위장 취업망 관련 개인 10명·기관 1곳 제재
러시아인 중개자 2명·북한 책임자 1명 항목에 이더리움 3개·트론 5개 주소 기재
러시아인 보이코프는 2024년부터 350만 달러어치 코인 환전·전환 도와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28일(현지시간)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IT 인력 위장 취업망에 관여한 개인 10명과 기관 1곳을 제재 대상(SDN)으로 지정했다. 이번 명단에는 이들이 쓴 이더리움 주소 3개와 트론 주소 5개, 모두 8개의 가상자산 주소가 함께 올랐다. 재무부는 이들이 미국 기업을 속여 번 돈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북한 정권이 해외 IT 요원을 통해 미국 기업을 겨냥하고 있으며, 이들이 민감한 데이터를 무기로 기업에 거액을 뜯어낸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북한 IT 인력이 위조 서류와 훔친 신원, 꾸며낸 가상 인물로 정체를 숨긴 채 미국과 동맹국의 정상 기업에 취업하고, 북한 정권이 이들의 임금 대부분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개자 두 명이 코인을 돈으로 바꿨다
재무부가 이번에 지목한 핵심 인물 가운데 두 명은 러시아인 중개자다. 일리야 보이코프는 2024년부터 북한 IT 회사 '알리스'를 위해 35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바꾸고 전환했으며, 코인 거래를 감시하고 물류도 지원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비톨트 오베르타스는 2025년 1월 이후 북한 관리들을 위해 2백만 달러 가까운 가상자산 전환과 최소 125만 달러의 다른 통화 거래를 처리했다. 오베르타스가 일을 봐준 곳 가운데에는 재무부가 3월 12일 제재한 압록강기술개발회사도 있다.
제재 명단에 올라간 주소는 이 두 사람과 북한인 김기혁의 항목에 나뉘어 있다. 보이코프 항목에는 이더리움 주소 2개와 트론 주소 2개가, 오베르타스 항목에는 이더리움 주소 1개와 트론 주소 3개가 실렸다. 오베르타스의 이더리움 주소는 보이코프 항목에 적힌 두 번째 이더리움 주소와 같다. 김기혁 항목에는 이더리움 주소 1개가 따로 올랐다.
러시아에 머무는 IT 대표단과 인력 회사
김기혁은 러시아에 머무는 알리스 IT 인력 대표단을 이끌며 인력을 감시하고 수익 목표를 채우게 하는 일을 맡았다. 재무부에 따르면 그는 2024년부터 대표단을 위해 50만 달러 가까운 가상자산을 옮겼다. 알리스는 2024년 3월, 그 상위 조직인 '진영정보기술협력회사'는 2023년 5월 이미 제재를 받았다. 진영 산하의 또 다른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김효동도 이번에 지정됐는데, 그는 2023년 12월부터 10만 달러가 넘는 금융자산 이전을 도왔다.
기관으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제1금융기술개발센터(FFTDC)'가 지정됐다. 재무부는 이 센터가 2024년부터 북한 IT 인력을 러시아에 보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복잡한 가상자산 이체와 AI 도구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 소속으로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IT 인력 6명은 2025년부터 함께 75만 달러가 넘는 돈을 센터를 위해 벌어들였다.
제재 명단의 신상 정보를 보면 이 6명은 모두 평양 출생으로 1999~2002년생, 20대다. 6명 가운데 4명은 2025년 9월 1일, 2명은 같은 해 2월 18일 발급된 북한 여권을 갖고 있었고, 주소지는 모두 러시아로 기재됐다. 명단에는 김기혁과 김효동 두 사람만 한글 이름이 함께 적혔다.
3월에 이어 일곱 달 만에 또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3월 12일 다른 북한 IT 인력망을 제재한 데 이은 것이라고 밝혔다. 3월 12일에는 북한·베트남·라오스·스페인에 있는 조력자 개인 6명과 기관 2곳을 제재하면서, 북한 IT 인력 사업이 2024년 한 해에만 8억 달러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재무부는 이달 들어 호주와 유럽연합(EU)도 북한의 외화벌이·군사 활동을 돕는 개인과 기관을 제재했다고 덧붙였다.
제재 대상의 미국 내 자산과 미국인이 관리하는 자산은 모두 동결되고, 미국인은 이들과 거래할 수 없다. 이번 지정에는 2차 제재 위험도 명시돼 미국 밖 금융기관이라도 이들과 거래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명단에 오른 주소는 OFAC 제재 명단 검색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법적 근거는 두 갈래다. 러시아인 중개자 2명과 김기혁·김효동은 북한 정부나 제재 대상 조직을 물질적으로 도왔다는 이유로 행정명령 13687호가, 제1금융기술개발센터는 북한 노동자 해외 송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소속 IT 인력 6명은 이 센터를 도왔다는 이유로 각각 행정명령 13722호가 적용됐다. 재무부는 같은 날 콩고민주공화국 반군 M23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르완다 국방부와 금융기관 1곳도 따로 제재했다.